어느새 날이 따뜻해지면서 봄이 성큼 다가온 것을 피부로 느낍니다.
어젠 오랜만에 휴일이라 집에서 방콕하며 가만히 창밖에 내리는 빗물을 보니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 날 소복히 쌓여있던 눈들 사이에서 참 마음이 따뜻하고 뿌듯했던, 그래서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기억 하나가 떠올라 감사의 표현과 그날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공유해보고 싶어서 게시판에 들어 와 이렇게 끄적입니다.
12월 초, 강의가 잡혔다는 연락을 받고 주중에 수원에 있는 여고를 다녀왔습니다. 협회에서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순회적으로 교육을 이미 11월부터 하시고 있었습니다.
정말 좋은 취지의 일이었을 뿐더러 저보다 어린 학생들을 만나 직업과 꿈, 올바른 다이어트 지식을 마음껏 알려줄 수 있는 기회었기에 대뜸 강의를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당일 도착했던 학교는 눈이 쌓여있지만 햇빛이 참 따뜻했습니다.
잠시후면 학생들을 만나겠지. 이 직업을, 이 직업의 중요성을, 필요성을 다 알려주고 싶다. 다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 라는 마음으로 서서히 다가오는 강의 시간을 내심 기쁘고 들뜬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학생들이 모여있던 강당으로 갔을 때, 그리고 강단에 섰을 때의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흥분되고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제 막 자신의 꿈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을 그 어린 학생들이 풋풋하지만 강의를 듣기 위해 집중하고 간간히 여고 특유의 웃음소리와 강당을 쩌렁쩌렁 울리는 박수소리는 저를 벅차오르게 만들었습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취업도 못하고 한숨만 쉬고 있던 모습에서 체형관리사와 강사라는 이 두 직업을 가진 어쩌면 1인 기업의 대표이기도 한 지금 현재가 한없이 감사했습니다.
눈 부릅 뜨고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히 메모하는 학생, 강의 중간중간 제 말이 끊길 때면 저와 눈 맞추고 고개 끄덕여주던 학생, 그리고 정말 열심히 듣고 끊임없이 이 직업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보여준 수많은 학생들까지.
수많은 학생들이지만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같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교류를 이어가다보니 하나 둘 더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하려고 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얼마나 행복했는지..
그리고 그렇게 소중한 시간들이 지나 교육을 마치고 뒷정리를 하고 있을 때에 한 학생이 찾아왔습니다.
정말 열심히 하겠노라고, 꼭 체형관리사가 돼서 활동해보고 싶다고, 이 좋은 직업을 알려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수줍지만 당당하게 내뱉는 학생에게 손을 내밀어 나중에 체형관리사나 강사로 활동하면서 꼭 만나자고 응원하겠다는 말과 함께 악수를 했습니다.
아직도 그 손에서 느껴지던 온기가 떠올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원동력이 되어 기업체며 초등학교며 여럿 강의를 마다않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짧지만 정말 소중했던 시간들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어느새 3월이 되어 봄이 됐고 이제 그 운동장은 눈이 아니라 따뜻한 햇살들로 그윽하겠죠
제 교육을 들었던 모든 학생분들이 늘 화사한 햇살처럼 환하고 기쁜일만 가득하시길 기도하고, 그리고 이 좋은 추억을 안겨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두서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때의 기분을 조금이나마 전달해드리고 싶었는데 그게 됐는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모든분들이 새롭게 시작하는 3월이 좋은 일로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